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국민의힘 집단 퇴장에 대해 “그런다고 얼마나 더 버틸까”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7일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탄핵안은 계속 발의될 텐데 언제까지 막을 수 있을까?”라며 “그냥 깔끔하게 끝내고, 국민에게 책임진다는 의미에서 상황의 불리함을 감수하고 당당하게 정면승부하면 안 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리당략보다 앞세워야 할 것은 공화국의 시민과 그 대표자로서 감당해야 할 공적 의무”라며 “그런 공인 의식을 가진 의원이 고작 세 사람.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이라고 밝혔다.

이어 “온갖 범죄혐의를 받고 기소된 자도 용서를 받고 심지어 친위쿠데타를 기도한 자까지도 용서받고. 나라가 편으로 갈라져 각자 자기편을 감싸고 도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2016년이면 불과 몇 년 전인데, 그때와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라며 “이건 태블릿 PC로 훈수 두는 정도가 아니라, 군대가 총 들고 국회로 쳐들어온 상황인데”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 민주주의 역사의 결말이 고작 ‘잡범이냐 국사범이냐’의 선택이라니”라며 “이 나라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라고 한탄했다.

한편 지난 4일 유튜브 채널 ‘시사저널TV’의 ‘비상계엄 사태’ 특집 라이브 방송에 출연한 진 교수는 “제가 지금 김민석 의원하고 추미애 의원한테 사과를 한다”며 “그때도 괴담 퍼트리지 말라, 선동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제 실화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이유와 관련해 세 가지 가능성을 주장했다. 그는 “굉장히 우경화돼 일종의 정치적 광신에 빠진 거다”라며 “그는 맨날 극우 유튜브만 보고 거기서 떠드는 얘기를 받아 이야기하지 않나. 삼일절·광복절 축사만 봐도 그렇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러다 보니 그 세계 안에 갇힌 것 같다”며 “대통령실도, 내각도, 여당도 계엄 사실을 몰랐다고 하지 않나. 일종의 하나회 비슷한 써클 안에 갇혀 종말론적 생각에 이런 일을 저지른 게 아닐까 싶다”고 꼬집었다.

두 번째로는 명태균 게이트와 관련해 “위기의식을 느껴 이를 덮기 위해 큰 사고를 친 것 아닌가. 아직 근거는 없지만 뭔가 굉장히 쫓기는 게 있는데 그게 혹시 명태균 게이트가 아니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홧김에 그냥 저지른 게 아닌가”라며 “야당은 계속 탄핵을 거론하고, 예산 삭감하고, 여당은 한동훈도 난리가 아니니 화가 났던 것 아닌가 하는 가설도 있지만 어느 쪽으로 봐도 합리적인 추측이 안 되기 때문에 온갖 가설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확실해진 건 윤 대통령이 우리 국민들과는 굉장히 다른 세계에 혼자 살고 있으며 현실 감각을 완전히 상실했다는 것”이라며 “이런 분이 과연 계속 대통령직을 유지해도 되는가, 유지할 만한 상태인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던져준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