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와 김대중 (한국 문명사의 두 거인) 주성영 지음
(프롤로그)
김대중 전 대통령 자서전 (2010년 7월 발행) 제2권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또 국회에서는 검사 출신 한나라당 의원이 내가 100억 원의 CD(무기명 양도성 예금증서)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설設 이라며 원내 발언을 했다.
처벌을 모면하려는 그 수법이 간교했다. (중략) 그 후 고소했지만 검찰에서도 수사를 지연시키고 있다.”
이 이야기는 2008년 10월 대검찰청 국정 감사장에서 언급된 이야기로 그 국회의원은 바로 필자였다. 그런데 그 사건 진상 규명 수사 중 2009년 8월 김 대통령이 서거하였다.
그래서 필자가 검찰 쪽에 수사를 그만하였으면 좋겠다고 요청해서, 벌금 300만 원을 내고 약식기소 되는 선에서 종결되었다.
필자에게 정보를 준 사람은 대검찰청 정보기획관실 정보관으로 근무하였던 박 모 박사로 그가 검찰에 근무할 당시에는 최고의 정보통으로 알려진 유능하고 유명한 사람이었다.
국정감사 당시에는 현직 안산 시장이었다.
필자는 그 정보가 틀림없다고 믿었다. 국정감사장에서 발언하기 전에도 박 시장에게 전화해서 재확인하였다.
나중에 김 대통령이 서거하고 난 다음 주변 사람들이 김대중 자서전에 필자의 얘기가 나온다고 하여도 “그 사람 죽어서도 또 거짓말하는구먼.” 하면서 넘겼다.
세월이 흘렀다. 2017년 12월 모 중앙 일간지에, 사정기관 소식통을 인용하여, 주성영의 배후에 박 모 박사가 있었다는 기사가 1면 톱기사로 실렸다.
당시 박 박사는 안철수의 <국민의당> 최고위원이었다.
당시 <국민의당>은 2016년 총선에서 ‘DJ정신의 계승’을 내걸고 호남을 석권하고, 원조 호남 기반인 집권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던 때였다.
그런데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김대중에 대한 나쁜 정보를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보한 당사자였다니 정치권이 난리가 났다.
당연히 박 박사로부터 필자에게 말 맞추자는 전화가 수차례 걸려오고, 필자는 그 과정에서 과거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
한마디로 그 정보는 엉터리였다. 과거 필자가 국회의원 시절 폭로한 김대중에 관한 내용은 모두 허위 날조된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것이 이 책이 나오게 된 결정적인 이유다.
이듬해 2018년 봄부터 필자는 김대중의 자서전부터 구해 읽어보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한쪽 진영에서 살아 왔던 사람이 다른 쪽 진영의 진실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는 양쪽 진영의 진실을 나름 이해하게 되었다.
그 후 필자는 정치계를 떠나 이제는 자연인으로 살고 있다. 무엇보다 우선 김대중 전 대통령께 용서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