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온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

대표 법학 기본서 ‘형사소송법’ 집필자

경찰 부실·미제 확대·무죄 양산 전망

2~4년 내 감당 못 할 문제 될 것


이창온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창온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올해 10월 시행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으로 법학 교육 현장에 상당한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는 조균석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함께 형사법학계의 태두인 고(故) 이재상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뒤를 이어 교재 ‘형사소송법’을 집필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은 법학도에게는 가장 오랫동안 널리 읽힌 대표적인 기본서로 해당 저서의 제13판부터 제16판까지 개정 작업에 참여했다.

이 교수는 지난달 3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개정안 시행 이후 완결성 있는 교재를 집필하거나 일관된 법학 교육을 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련 제도와 규정에서 수정할 사항이 계속 생길 수 있어 책을 완결성 있게 집필하고 이를 토대로 가르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의 이론적 설명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형사사법 체계가 크게 바뀌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검사와 경찰의 정체성과 역할, 두 기관의 관계를 처음부터 다시 서술해야 할 텐데 이를 단기간 안에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검찰과 경찰의 역할을 명확히 정립하는 등 형사사법 체계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가 빠진 채 제도 개편이 추진되면서 각종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경찰 수사의 부실과 검찰의 미제 사건 증가, 법원의 부담 확대와 무죄 선고 증가 등의 문제가 앞으로 2~4년 사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개정안에 담긴 경찰의 보완수사 기간을 1개월로 제한하고 검찰의 사건번호를 유지하도록 한 장치에 대해서도 실효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사건번호를 유지하더라도 보완수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사건 처리가 지연되거나 부실 기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검사가 사건을 충분히 보완하지 못한 채 기소하면 결국 법원의 심리 부담이 커지고 무죄 선고가 늘어날 수 있다”며

“반대로 보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소를 미루면 검찰의 미제 사건만 계속 쌓이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포함된 공소기각 사유 확대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모호하고 추상적인 용어를 사용해 공소기각 사유를 추가했는데 이것이 형사 절차의 엄격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채 법원의 해석에 맡기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