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선인 시절 순천 방문에서 자료를 검토 중인 민형배 시장. 고영호 기자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청사 로비에서 조직개편 백지화에 민형배 시장이 직접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공무원노조 제공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현안 갈등 조정에 사실상 낙제점을 받으면서 공무원 내부조직과·통합특별시의회·지역시민사회단체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광주청사 조합원들은 '강제전보 아웃, 종전 근무지 보장(특별법 준수)' 등을 요구하는 피켓시위 등을 민 시장 첫 출근길인 지난달 1일부터 현재까지 청사 로비에서 계속하고 있으며
민 시장은 항의하는 조합원들에게 "왜 있지도 않은 일을 이렇게 키우느냐"고 볼멘소리를 했지만 설득하기에는 역부족했다.

광주청사에 견줘 조직개편 과정에서 핵심부서 이탈 등으로 불이익이 우려되는 무안청사 공직자들도 민 시장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통합특별시와 협력하면서도 견제할 지위에 있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도 마침내 민 시장에 대해 섭섭한 감정을 드러내며 포문을 열었다.
통합특별시의회는 5일 논평을 발표해 "민 시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통합특별시가 조직개편과 인사, 예산을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으며, 조직개편도 의회와 공유하며 논의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의회가 확인한 결과는 다르다"며 "전남청사 조직개편 담당부서에 확인한 결과, 조직개편 초안을 의회에 공식 전달한 사실은 없었으며 의회 운영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행정소방위원회, 의장 비서실 등
의회 내부에서도 조직개편 초안을 전달받거나 공유받은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회가 공식적인 설명조차 듣지 못한 상황에서 '의회와 충분히 논의하고 있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조직개편은 집행부만의 일이 아니고 통합특별시의 행정체계를 새롭게 설계하는 중대한 과제로, 의회와의 충분한 설명과 협의가 전제돼야 하는데 협치는 결과를 통보하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민 시장에게 일침을 놨다.
통합특별시의회는 "지방직 부시장 인사청문 준비 역시 마찬가지"라며 "어떤 기준으로 인사청문을 준비해야 하는지 집행부의 명확한 설명과 자료 제공이 우선돼야 한다"고 소통 부재 사례를 제시했다.
김진남 통합특별시의회 대변인(순천)은 "통합특별시의 최대 현안인 반도체 산업 육성, 광주 군공항 이전, 국립의대 설립 역시 의회와 충분한 정보 공유와 정책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주요 정책은 의회와의 실질적인 협의보다 사후 설명이 반복되고 있고 협치가 실종된 자리에는 결국 불신만 남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충분한 정보 공유와 책임 있는 협의가 함께할 때 비로소 신중함도, 속도도 시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운영에서 무엇보다 속도와 실행력을 강조하고 있는데
의회를 정책의 동반자가 아닌 사후 통보의 대상으로 인식한다면, 아무리 빠르게 달려도 그것은 협치가 아니라 독주"라고 주장했다.

앞서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여수시민협, 여수환경운동연합,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여수YMCA, 여수YWCA, 여수대안시민회, 전교조여수시지부)도
7월 31일 "민형배 시장은 의대와 대학병원을 동부권에 설치하여 오랜 동부소외를 해소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연대회의는 "민 시장이 의과대학은 목포에 두고 대학병원은 동부권에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의대와 대학병원은 지역별로 하나씩 나눠 가질 수 있는 정치적 배분시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연대회의는 "민 시장의 임기 4년은 광주권·동부권·서부권 갈등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평가될 것"이라며 "그 첫 걸음은 국가산업을 책임지면서도 핵심 공공기능에서 소외돼 온 동부권의 현실을
바로잡는 것이고 통합특별시가 특정 지역 중심이 아닌, 균형과 상생을 지향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상징적 결단이 될 것"이라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한 통합특별시의원은 "민 시장이 의회와 협치한다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민 시장이 지역 핵심현안마다 갈등 조정을 못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리더십이 흔들려 불안하다는 여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