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형소법 의결에 비판
“李 셀프 면죄부 결정” 지적도
국무회의 의결로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확정되자 법조계에서는 “국민 뜻에 반하는 개악이자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입법”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개정안에 대한 사회 각계의 거부권 행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도 “셀프 면죄부를 위한 결정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지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5일 SNS에 글을 올려 결국 더불어민주당 강경파 논리대로 확정된 형소법 개정 상황을 개탄했다. 박 교수는 “우리 국민 다수는 반대하거나 우려했던 개정”이었다면서 “진보의 개혁은 왜 번번이 이 모양인가”라고 적었다. 박 교수는 진보의 개혁이 다수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이유로 교조주의, 현실감각과 디테일 부족, 공리주의적 사고 결여 등의 태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성 진보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병리적 경향을 극복하지 못하면 개혁은 성공하기 어렵다”며 “(강경파가 주도한 형소법 개정도) 결국 국민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피해자 구제와 사법통제 장치를 보완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장애인권법센터 대표를 맡고 있는 김예원 변호사는 전날(4일) SNS에 피해자 보호 대책으로 민주당이 제시한 국선변호사 제도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법을 읽어볼수록 불가능한 내용이 너무 많다”면서 “진짜 망하겠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 출신 양홍석 변호사는 “범죄 피해자에게 입증, 교정의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지금보다 나은 것이라면 차라리 증거수집·조사권이라도 줘야 험한 꼴 안 당한다”면서 “피해자의 절차상 권리 몇 개 신설한다고 근본적인 퇴행은 어찌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거부권 행사 요청을 외면한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정안에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는 공소기각 사유를 추가했음에도 이 대통령은 받아들였다”면서 이 대통령의 거부권 미행사는 ‘본인 재판 지우기’ 차원이라고 비판했다. 차 교수는 “이 대통령은 형소법 개정으로 행안부 장관 등을 통해 모든 사건 수사에 개입할 수 있게 됐다”면서 “동시에 살아있는 권력인 이 대통령이 수사받게 될 위험은 사라졌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