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 등 대전의 빵집을 찾아가는 ‘대전 빵택시’를 운행,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함평 출신 안성우 기사.
인기절정의 ‘빵택시’를 탔다. ‘대전 빵택시:빵티칸 순례’다. 지난달 27일, 빵 모양 열쇠고리를 가슴에 단 안성우(64) 기사를 만났다. 호기심에 먼저 택시를 살펴봤다. 차량 옆엔 농심 빵부장 광고, 앞부분엔 광동제약 광고가 붙어 있다. 택시에 앉자마자 웃음이 터졌다. 빵 모양 쿠션, 빵을 들고 있는 소녀 인형, 빵모양 스티커까지 온통 ‘빵 세상’이다. 빵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트레이, 소화제까지 갖춰져 있다.
가수 양요섭 등 택시에 탑승했던 수많은 사람의 열광적인 ‘빵명록’을 읽으며 인기를 실감했다. 미국에서 신혼여행차 온 부부도 있었다. 인터뷰 중 금호타이어 광고건이 확정됐고, 유명 여자 아이돌그룹 멤버 소속사가 유튜브 촬영 일정을 조정하는 전화를 걸어왔다. 5월 1일부터는 18인승 ‘빵티칸 순례버스’가 달리기 시작했고 6월에는 서울에서 일일 ‘빵버스’도 출발한다. 앞으로 인천공항에 외국인 대상 ‘빵버스’도 보낸다는데, ‘택시 기사 한사람’이 만들어낸 일들이 놀라울 따름이다.
빵집 꾸드뱅.
◇‘성심당’ 등 빵지 순례
‘빵택시’는 보통 5~6곳을 방문한다. 우리는 4곳을 찾아가기로 했다.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성심당 롯데백화점 지점이 시작이다. 비싸기로 유명한 백화점 1층을 차지한 빵집의 규모는 놀라웠다.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넘쳐났고 계산을 위해 빵쟁반을 든 사람들의 줄이 끝도 없었다. 주말에는 걷기 힘들정도라고 했다. 그는 고객 편의를 위해 대신 줄을 서주기도 한다. 성심당은 모든 공정을 오픈하고 있어 매장을 한바퀴 돌며 빵 만드는 과정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지하 1층 성심당 케익 부티크 맞은 편에는 옛날 과자를 파는 가게가 있다. 안 기사는 이 가게에서 ‘옛날 께끼’를 구입해 고객들에게 선물하며 투어를 시작한다.
“이 가게 역시 성심당이 운영해요. 옛 과자와 빵 맛을 잊지 않으려 적자를 감수하고 운영하고 있는 가게죠. 옛 솜씨를 지키고 보존하는 것, 이게 성심당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이 정성스럽게 설겆이하는 모습도 꼭 보여드립니다. 고객들은 다른 곳에서 보지 못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 어디서도 듣지 못하는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하시죠.”
뛰어난 선구안으로 고른 빵집 소개와 함께 ‘걸출한 스토리텔러’인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이어지는 빵집 꾸드뱅은 맛도 맛이지만 주인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동급식카드를 가져오는 아이들에게는 무료로 빵을 나눠주고 연말이면 케익 250개를 시설에 직접 배달한다. 손님들로 가득찬 가게에서 그는 대표상품을 소개하고 새로 나온 빵도 체크한다. 다음 빵집으로 이동하며 꾸드뱅의 인기상품인 에그 타르트를 트레이에 놓고 시식했다.
다음은 그가 ‘진짜 동네 빵집’이라고 소개한 ‘베이커리 설래’. 테이블도 없이, 손님 4~5명이 들어가면 꽉 차는 ‘설래’에 데려가면 고객들이 작은 로컬 빵집을 소개하는 데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지만, 일단 빵을 먹고 나면 모두 만족해한다. 마지막 도착한 곳은 우리밀로 빵을 만드는 ‘나무 상자’다. 자택 1층을 빵집으로 만들어 바깥 정원을 바라보며 차와 빵을 먹을 수 있다. 주인장은 잠봉뵈르 샌드위치를 추천했는데, 빵택시를 타고 들렀던 지인의 추천을 받았다며 경기도에서 빵주문이 왔다며 놀라워했다.